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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칼럼]문학, 혁명의 씨앗 상세보기

작성자: 사무국 조회: 290270

문학, 혁명의 씨앗

  

조수현(17세)

  

문학 수업을 듣다 보면, 과거에는 배울 수 없었던 시, 소설 등이 교과서에 많이 실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나 독재정권 시절에 독립을 외치거나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금지되었던 작품들이 현재 통제가 풀려 우리가 볼 수 있게 된 경우다. 개인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제도에 눈살이 찌푸려지지만, 이런 부끄러운 과거가 단지 우리 역사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나라에서 체제에 도전하는 서적들의 간행을 금지해왔고 현재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 가운데에는 이러한 이유에서 당대에 빛을 보지 못했던 경우도 많다. 그 당시의 지배층들이 문학의 간행을 금지했다는 것은 곧 그들이 문학이 가진 힘을 두려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우선 문학은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언어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중국어는 성조에 따라 단어의 뜻이 달라지기 때문에 상대의 감정에 유의해야 하며, 일본어에는 여러 수준의 존대법이 있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영어와 우리말에서 보이는 ‘My house’와 ‘우리 집’의 차이가 개인주의를 중요시하는 영미권과 공동체 의식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고방식 차이를 보여주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혁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언어를 바꾸고 싶어 한다.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혁명이 일어날 수 있으며, 사고방식은 언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수업시간에 흔히 접하는 교과서나 각종 의미 없는 글자들의 나열이 모두 힘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서 모두 문학인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문학은 기본적으로 현실 속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그러나 쉽게 지나쳐 버리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를 통해서 사람들이 더 나은 세계를 꿈꿀 수 있게 해야 한다. 실제로 작가들이 시대의 어둠을 잉크로 찍어 써내려간 그 글로 우리는 고통받는 이들에 깊게 공감하고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약자들의 고통을 이해하게 된 마음과 그에 대해 각자가 갖게 된 의견은 사람들의 행동으로 배어 나오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우리는 문학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옛날의 독재자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사람들이 문학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사람들이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고 새로운 세계를 열망하는 것, 즉 자신들이 살고 있는 국가와 살고 싶은 국가 사이의 거리를 깨닫는 것은 혁명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옛날의 검열방식과 오늘날의 검열방식은 사뭇 다르다. 옛날의 방법이 서적을 간행하지 못하게 차단하는 것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오히려 정보를 범람시키는 것이 그 방법이다. 쏟아져 나오는 무의미한 정보들에 휩싸여 사람들은 어떤 것이 중요한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텔레비전의 채널 수가 늘어나고, 인터넷, SNS, 스마트 폰 등 정보를 접할 기회는 더욱 많아졌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매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필요한 정보, 유익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더 이상 문학을 읽지 않는 세대가 되어버렸다. 이는 단지 지적인 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진실을 알지 못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않으며, 정의로운 세계, 아름다운 세계를 열망할 힘조차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각자가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흡수하듯이 무분별하게 빨아들이는 정보는 누구에게도 영감을 불어넣어 줄 수 없으며, 따라서 그 어떤 혁명의 목소리도 이끌어내지 못한다.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부분은, 여전히 변화해야 하는 사람, 제도, 환경이 많이 남아 있으며, 그를 해결할 새로운 세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청소년 개개인의 지식 공부량이 얼마나 늘었고, 그에 따라 얼마나 많은 문제를 맞힐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보다 훨씬 시급하다. 개인의 능력보다는 협력과 연대가 중요할뿐더러, 다른 이들과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는 것은 한 시대를 같이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으로서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실시간 날아오는 각종 정보가 진실한 고민이 담겨 있지 않거나 가장 낮은 곳의 불의마저도 은폐하고 있다면, 우리에게 어떤 변화의 힘도 주지 않는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열망은 세상의 불의에 비판적인 시선을 던지는 날카로운 눈과 고통받는 이들에 공감하는 마음 없이는 이루어내기 어렵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고, 청소년들에게 혁명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 바로 ‘문학’이다. 문학을 통해서 청소년들은 시대의 암흑을 바라보게 되고 동시에 개선된 사회를 희망할 힘을 가진다. 그러니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은 곧 혁명이다” 더 나아가, 그와 같은 혁명들이 이끌어낸 변화는 사회 구조 속에서 억압받는 이와 그렇지 못한 이의 간극을 줄여나가고, 함께 좋은 사회를 열망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선을 이루어 가는 과정이기에 문학이야말로 공동선을 향하는 혁명의 씨앗이다. 그러므로, 다시 문학을 읽는 새로운 세대로 우리 청소년들의 삶은 진화해야 한다.

 

출처 : 청소년이 직접 만드는 인문교양지 인디고잉 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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